국제노동기구(ILO) 이사회는 7일 결사의 자유 위원회의 건설노조 사건(제3436호)에 대한 권고를 채택했다. 권고는 위원회가 정부에 △건설업의 고용 불안정성에 대한 우려를 해소하고 건설 현장에서 채용에 관한 갈등을 예방하기 위해 건설 산업의 노동자 및 사용자를 대표하는 단체와 협의를 시작하고 △공정거래위원회가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의 행위를 조사하고 결정하는 동안 정당한 노조 활동을 방해하지 않도록 보장하며 △어떤 누구도 이 사건에서와 같은 요구를 교섭하기 위해 평화로운 단체행동을 조직하거나, 사업장에서 산업 안전 및 보건의 미비점을 고발할 거라고 주장했다는 이유로 체포, 기소 또는 형을 선고받지 않도록 보장할 것을 요청한다는 내용이다.

결사의 자유 위원회 보고서에는 권고에 이르기까지 진정인의 주장, 정부의 답변, 위원회의 결론이 자세하게 적혀 있다. 위원회는 결론 서두에서 진정 내용의 쟁점을 세 가지로 정리하고, 조합원 채용 요구가 단체교섭의 대상이 될 수 있는지가 진정 내용의 기저를 이루는 핵심 사항임이라고 보았다. 이 핵심 사항에 대해 위원회는 “교섭의 대상은 이해 당사자들이 스스로 결정할 사안”이며 “교섭대상 사항을 제한하기 위해 당국이 일방적으로 취한 조치는 98호 협약에 상충하는 경우가 많다. 단체교섭 가이드라인을 자발적으로 준비하기 위한 노사정 대화는 이러한 어려움을 해결하는 특히 적절한 방법이다”라는 입장을 밝히며, 위 첫 번째 권고를 도출했다. 즉, 한국 정부와 사법부가 조합원 채용 요구는 단체교섭 사항이 될 수 없다고 일방적으로 개입해 불법화하는 것은 ILO 결사의 자유 협약 위반이라고 본 것이다.

또한 위원회는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의 활동에 공정거래법을 적용하는 것에 대해, 대한민국 자영 화물차 운전자들의 단결권 및 단체교섭권 인정을 다룬 사건을 언급하며, 가장 최근인 올해 3월 3439호 사건 검토에서 위원회가 정부에게 “대형 화물 운송 노동자들과 같은 ‘자영’ 노동자를 포함한 모든 노동자들이 결사의 자유 및 단체교섭의 원칙을 온전히 향유할 수 있도록 필요한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음을 강조했다. 위원회는 자영노동자 단체의 노조 지위가 의심의 여지없이 분명하고 확실하게 인정되고 “정당한 단체교섭” 및 “정당한 쟁의행위”가 결사의 자유 및 단체교섭권의 실효적인 인정 원칙에 부합하도록 해석된다면, 공정거래법 116조로 공정거래법과 노조의 결사의 자유 및 단체교섭권 간 갈등 문제를 해결할 가능성이 있음에 주목했다. 위원회는 이를 바탕으로 두 번째 권고를 도출했다. 즉, 건설노조 건설기계분과의 노조 지위를 확실하게 인정하고 정당한 단체교섭 및 쟁의행위를 ILO 헌장과 필라델피아 선언 및 결사의 자유 협약에 부합하는 방향으로 해석하라는 뜻이고, 이러한 해석을 바탕으로 정당한 노조 활동을 방해하지 말라는 권고다.

마지막으로 위원회는 지난해 1월부터 8월까지 진행된 “특별 경찰 단속”과 관련해, 건설노조 조합원 1천700명을 강요 및 협박 혐의, 특히 타임오프(근로시간 면제) 임금을 요구하거나 받은 것을 “공갈” 혐의로 소환했다는 진정내용에 대해 우려를 표명했다. 특히 위원회는 이러한 상황에서 공갈 및 협박 혐의로 조사를 받던 조합원 양회동씨가 지난해 5월1일 노동절에 분신 자결한 것에 “개탄”(deplores)이라는 표현을 사용해 강도 높은 우려를 나타냈다. 위원회는 종전 대한민국 사건에서 자발적 협상의 결과로 보이는 풀타임 전임자에 대한 ‘활동비’ 지급이 범죄 행위로 여겨질 수 있는 것에 깊은 우려를 표명했고, “불충분한 산업안전보건 조치를 관할 당국에 고발하는 것은 법에 의해 보장돼야 하는 정당한 노조 활동이며 노동자의 권리”라는 의견을 밝혔다고도 언급했다. 위원회는 정부의 견해를 충분히 고려하면서도, 앞서 언급한 정당한 노조 활동(산업안전보건 미조치 고발, 풀타임 전임자 급여 지급, 교섭사항에 대한 자율적 결정 등)은 범죄로 취급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위원회는 “노동자의 이익 보장과 관련된 활동으로 노동자 대표에게 부과된 형벌이 노조의 자유로운 권리 행사에 미치는 위험성을 지적한 바 있음”을 상기하면서 세 번째 권고를 도출했다.

 
 

이처럼 결사의 자유 위원회는 노조와 정부 입장을 면밀히 검토한 후 대한민국에 ILO 결사의 자유 협약을 존중·보호·충족·촉진하기 위한 조치를 구체적으로 요구한 것이다. 최근 세계 학계와 여러 국가의 실무에서는 국제인권기구의 견해가 설득적 권위(Persuasive Authority)를 가짐을 인정하고 이러한 견해에 ‘성실한 규범적 연계를 할 의무’(Duty to Engage)가 있는 것으로 이해되고 있다. 결사의 자유 협약 비준국인 대한민국의 입법·사법·행정부는 국내법인 결사의 자유 협약을 이행·적용하는 과정에서 위 결론과 권고를 충실하게 숙지하고 최대한 이를 신의성실하게 존중할 의무가 있다.

출처: 매일노동뉴스 https://www.labortoday.co.kr/news/articleView.html?idxno=224802